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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자꾸 두근거리는데, 그냥 스트레스 탓일까요?
일상 속에서 한 번쯤은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단순히 긴장이나 스트레스로 치부하지만, 반복되거나 이유 없이 발생하는 심장 두근거림은 '부정맥'이라는 심장 질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심장 두근거림의 원인과 그중 부정맥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려요”라는 말, 그냥 넘기면 안 됩니다
출근길 지하철 안, 아무 일도 없었는데 갑자기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합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발이 차가워지며, 이유 없는 불안감이 덮쳐옵니다.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보다.”
물론 스트레스는 심장 박동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긴장하거나 놀랐을 때, 심장이 빨리 뛰는 건 누구에게나 있는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입니다. 하지만 그런 반응이 자주, 그리고 이유 없이 반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심장이 너무 빠르게, 혹은 불규칙하게 뛰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부정맥’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부정맥은 말 그대로 심장이 정해진 리듬을 잃고 비정상적으로 뛰는 상태를 말합니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빈맥’, 너무 느리게 뛰는 ‘서맥’, 또는 리듬 자체가 뒤섞이는 ‘세동’ 등이 포함됩니다.
문제는 부정맥이 처음엔 거의 증상이 없거나, 일상적인 불편감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부정맥을 놓치고, 그 사이 병은 조용히 진행되기도 하죠.
이번 글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 두근거림과, 질병으로 인한 부정맥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병원을 꼭 찾아야 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트레스성 두근거림 vs 부정맥, 그리고 부정맥의 다양한 유형
두근거림은 말 그대로 심장이 평소보다 빠르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이 증상이 나타나는 방식이나 함께 동반되는 신체 반응에 따라 원인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1. 스트레스로 인한 두근거림
- 주로 불안하거나 긴장된 상황에서 시작됩니다.
- 과호흡, 손발 떨림, 땀이 나는 등 자율신경계 증상이 동반됩니다.
- 마음이 진정되면 서서히 가라앉습니다.
- 수면, 휴식, 명상 등으로 호전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2. 부정맥으로 인한 두근거림
- 특정한 자극 없이도 갑자기 시작되며, 예측이 어렵습니다.
- 가슴이 ‘덜컥’하거나 ‘텅 빈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 숨이 가쁘고, 어지럽거나 실신할 뻔한 느낌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 발작성으로 몇 초에서 수분, 심하면 수십 분 이상 지속되기도 합니다.
부정맥은 종류에 따라 증상과 위험도가 다릅니다. 대표적인 부정맥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심방세동 (Atrial Fibrillation)
- 가장 흔한 부정맥 중 하나로, 심방이 매우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입니다.
- 대표 증상: 두근거림, 피로, 어지럼증, 숨 가쁨
- 위험: 혈전이 생겨 뇌졸중 발생 가능성 증가
② 심실빈맥 (Ventricular Tachycardia)
- 심실이 매우 빠르게 수축하며 정상적인 혈액 순환이 어려워지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 대표 증상: 현기증, 실신, 흉통, 급성 심정지 가능
- 응급 상황: 즉시 응급 치료 필요
③ 서맥 (Bradycardia)
- 심박수가 지나치게 느린 상태 (보통 분당 60회 이하)
- 대표 증상: 무기력, 어지럼증, 심한 피로, 실신
- 원인: 노화, 약물, 심장 자극 전달 이상
④ 발작성 빈맥 (Paroxysmal Tachycardia)
- 평소는 정상이지만,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상태
- 대표 증상: 갑작스런 두근거림, 불안감, 맥박 상승
- 지속 시간: 수 초~수 시간 지속되며 저절로 멈추기도 함
⑤ 조기심실수축 (PVC)
- 심실이 정상 리듬보다 먼저 뛰는 경우, 일시적 ‘덜컥’하는 느낌
- 대표 증상: 건너뛰는 느낌, 가슴의 ‘텅 빈 느낌’
- 일상적이지만 반복되면 검진 필요
이처럼 부정맥은 하나의 병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리듬 이상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자신의 증상이 어떤 유형과 가까운지, 언제 나타나고 얼마나 지속되는지 메모해 두면 의사의 진단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증상이 자주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단순한 스트레스 반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심전도, 홀터 모니터(24시간 심전도 측정)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히 진단할 수 있으니 무심코 넘기지 마세요.
심장의 속도, 때론 내 마음보다 더 정직합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그 와중에 느껴지는 두근거림은 단순한 감정의 반응쯤으로 생각하고 넘기기 쉽죠. 하지만 심장은 우리보다 먼저 위험을 감지하고, 가장 먼저 반응하는 장기입니다.
그 두근거림이 단지 ‘기분 탓’이라고 단정짓기 전에, 한 번쯤 그 속도를 기록해 보고, 심박수가 얼마나 빠른지, 규칙적인지 스스로 확인해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물론, 증상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내과나 심장내과 전문의를 찾아보세요. 간단한 심전도 검사만으로도 심장 리듬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장은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우리 삶의 리듬을 만들어가는 기관입니다. 그 리듬이 흐트러졌을 때,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두근거림은 때로는 불안을, 때로는 질병을 말합니다. 그 둘을 구별하는 힘은, 내 몸을 아끼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오늘도 건강한 심장의 박동과 함께, 안정된 하루가 함께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