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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는 암 치료의 판도를 바꾼 획기적인 방식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암을 직접 찾아 공격하게 만드는 개념인데요. 그런데 모든 환자에게 면역항암제 하나만으로 충분한 효과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다른 치료와 병합해서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전략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표적인 세 가지 조합, 즉
✔ 방사선 치료와의 병합,
✔ 표적항암제와의 병합,
✔ 그리고 이중 면역관문억제제 병합에 대해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1. 방사선치료 + 면역항암제: 함께 쓰면 더 강력한 이유
방사선치료는 예전부터 암을 국소적으로 치료하는 데 널리 쓰여왔죠. 암세포를 고에너지로 정밀하게 쏴서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요즘 연구들을 보면, 방사선이 암세포를 죽일 뿐 아니라 면역 반응도 자극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방사선에 맞은 암세포들이 “나 여기 있어!” 하고 신호(항원)를 내보내면서 면역세포의 타깃이 되기 쉬워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면역항암제를 함께 쓰면, 면역 반응이 훨씬 강해집니다.
특히 '앱스코팔 효과(abscopal effect)’라고 해서, 방사선을 맞은 종양뿐 아니라 몸 다른 곳의 암세포까지 공격이 일어나는 현상이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 장점
- 암세포를 면역세포가 더 잘 인식함
- 원래 면역 반응이 없던 종양도 ‘활성화’됨
- 전신 면역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음
⚠️ 주의할 점
- 면역치료와 방사선의 투여 시점 조율이 매우 중요
- 염증이나 자가면역 부작용 가능성
- 아직 모든 암에 적용되는 건 아님
현재는 폐암, 흑색종 등 일부 암에서 시도 중이며, 향후 적용 범위가 더 넓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2. 표적항암제 + 면역항암제: 정밀함과 면역의 시너지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있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나 단백질을 겨냥해서 공격하는 치료입니다.
예를 들어, 폐암 환자 중에는 EGFR, ALK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유전자를 가진 암세포에 딱 맞는 약들입니다.
이 표적치료에 면역항암제를 더하면,
한쪽에선 암세포의 생존 경로를 막고,
다른 한쪽에선 **면역을 자극해 공격을 가하는 ‘이중 공략’이 가능합니다.
📌 장점
- 돌연변이가 있는 암에서 특히 효과적
- 기존 면역항암제 단독으로는 잘 듣지 않던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
- 단일 치료에 내성이 생겼을 때 돌파구 역할
⚠️ 주의할 점
- 간, 폐 등에 부작용이 겹칠 수 있음
- 모든 유전자가 면역치료 반응을 유도하진 않음
- 정확한 유전자 검사와 진단이 꼭 필요
최근엔 TKI + 면역항암제 조합이 폐암, 신장암 등에서 FDA 승인을 받아 정밀의료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고 있습니다.
3. 이중 면역관문억제제 조합: 면역을 두 배로 자극한다?
면역항암제에도 종류가 있어요. 가장 유명한 게 PD-1/PD-L1 억제제(예: 키트루다, 옵디보)고, 또 다른 하나는 CTLA-4 억제제(예: 여보이)예요.
이 둘을 같이 쓰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서로 다른 경로를 동시에 차단하게 됩니다. 그만큼 면역세포가 암을 더 오래, 더 강하게 공격할 수 있게 됩니다.
📌 장점
- 단독 치료보다 반응률이 높음
- PD-L1 발현이 낮은 암에도 효과 가능
- 일부 환자에선 완전 관해, 장기 생존 사례도 있음
⚠️ 주의할 점
- 자가면역 부작용이 훨씬 더 많이 생길 수 있음
- 간, 대장, 폐 등에서 심각한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모니터링 필수
- 전신 건강 상태가 약한 환자에겐 부담이 클 수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던 환자에겐 이 조합이 가장 유망한 선택지가 되기도 합니다.
결론
면역항암제가 처음 등장했을 땐, “드디어 꿈의 치료가 나왔다!”는 기대가 컸죠. 실제로도 많은 생존율 개선을 가져왔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다. 조합이 필요하다."
방사선, 표적치료, 이중면역억제제 – 각기 다른 방식이지만 ‘면역을 돕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부작용이나 관리 부담은 늘어나지만, 그만큼 효과도 강력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환자와 의료진이 이 전략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암 치료는 점점 더 맞춤형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복잡해지긴 했지만,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건 그만큼 희망도 늘었다는 뜻이겠죠.